<택지에게 화답을 청하며>
읍취헌 박은
두보는 늙도록 나그네 되어 杜子老羈旅
입에 풀칠하느라 온 세상 돌아다녔지. 糊口彌宇宙
평생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렸지만 平生飢寒迫
구렁에서 건져줄 이 없었네. 未見溝壑救
깊은 가을 장안에선 窮秋長安城
장마에 지붕 새어 걱정했었지. 霖雨愁屋漏
고관들 문 앞은 시끌벅적하여 公侯門雜沓
수레와 말들이 모여드는데, 車馬所輻輳
벗조차 찾아오지 않으니 故人尙不來
내 집 누추한 걸 알겠구나. 信覺吾居陋
그대는 갈 곳 없는 자위자* 踽踽子魏子
십 년 이래 나와 사귄 친구이지. 是我十年舊
가난한 골목이라 꺼리지 않고 不憚窮卷泥
술병을 들고 찾아와 주면, 載酒或相就
깊은 시름 풀 수도 있겠지 庶可解幽憂
다른 사람들이야 탓해 무엇하랴. 餘子安足詬
* 자위자 : 두보의 친구. 여기에서는 박은의 친구 택지 이행을 가리킴.
* 택지 : 읍취헌 박은의 친구
* 읍취헌 박은 : 조선 연산군 때 시인/ 정조는 이 읍취헌 박은을 조선 최고의 시인으로 꼽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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